김우겸(30)씨는 고등학교와 대학을 미국에서 나왔다. 2002년 캘리포니아대 생화학과를 졸업한 뒤에는 국내 대학원에 진학했다. 외국에서 공부했지만 일은 한국에서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원을 마친 뒤 국내 제약회사와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1~2년간 제품총괄담당과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다. 하지만 만족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컨설팅 업무를 하고 싶었지만 동시에 생산 현장의 역동성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직업이 ‘오퍼레이션 컨설팅’이다. 지난해 초부터 오퍼레이션 컨설팅 업체인 네오플럭스에서 생산성 향상, 구매원가 절감 등을 조언하는 컨설턴트로 일한다. 네오플럭스는 두산 계열사로 2004년에 설립됐다. 김씨는 “지난 1년의 절반가량을 국내외 출장으로 보냈다”며 “고객사의 전반적인 사항을 경영자 입장에서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컨설팅도 생산 현장 속으로=외환위기 후 컨설팅 부문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당시 경제위기로 어려워진 기업이 컨설팅을 통해 ‘리모델링’에 나섰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컨설팅이라고 하면 ‘전략 컨설팅’을 말했다. 전략 컨설팅은 말 그대로 인수합병(M&A) 등에 관여하는 등 기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조언하는 업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오퍼레이션 컨설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오퍼레이션 컨설팅의 주된 목적은 원가 절감이다. 이 업무는 기업의 현장 활동을 바탕으로 한다. 컨설턴트가 현장으로 찾아가 구매 등에 직접 관여하면서 실질적으로 기업의 이윤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조언한다.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실행해 원가절감을 달성하는 게 컨설턴트의 일이다. 따라서 단순한 자료 분석만으로는 하기 어렵다. 컨설턴트가 현장과 호흡하고 확실히 생산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주로 현장에서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은 지방이나 해외 출장이 잦다.
김씨는 “1년 동안 경기도·강원도·경상도 등 전국에 있는 공장을 찾아다녔다”며 “고객사 직원이 구매 협상을 할 때도 직접 참여해 조언해 준다”고 말했다. 국내에 오퍼레이션 컨설팅 업체는 네오플럭스를 비롯해 맥큐스(www.mcqsinc.com)·네모파트너스(www.nemoscg.com) 등 4~5개가 있다. 컨설턴트는 200~300명에 달한다.
네오플럭스 김용철 본부장은 “요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원가를 줄이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불황 속에서 가장 바쁘고 인력이 모자라는 직업 중의 하나가 바로 오퍼레이션 컨설팅”이라고 말했다.
◆일은 고되지만 보람도 커=김지성(27)씨는 지난해 8월 네오플럭스에 입사했다. 김씨는 입사 후 정시 퇴근한 때는 손에 꼽을 정도다. 김씨는 “야근을 자주 하지만 배우는 것도 많다”며 “일이 역동적이어서 재미있다”고 말했다.
오퍼레이션 컨설팅은 평균 4~5개월이라는 기간 동안의 컨설팅을 통해 고객사의 구매와 생산비용을 연간 5~15% 절감시켜 준다. 짧은 기간 내에 고객사에 컨설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기간에 일이 집중되기도 한다. 겨울이면 지방 공장 현장에서 작업 솜바지를 입고 24시간 공장 직원과 숙식하면서 컨설팅 업무를 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조언해야 하기 때문에 컨설턴트도 국내외 기업에서 구매·생산 등을 담당했던 경력직 직원이 상당수다. 제조 공정에 관한 업무가 많다 보니 공대 출신이 전체 컨설턴트의 80~90%를 차지한다. 현장의 특성과 문화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적합한 개선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공대 출신은 아니다. 네오플럭스의 정진하(28)씨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정씨는 대학에서 오퍼레이션 컨설팅을 공부했으며, 이곳이 첫 직장이다. 정씨는 “대학에서 공부한 것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어 좋다”며 “배운 것과 다른 것도 많지만 해법을 찾는 과정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오퍼레이션 컨설턴트는 해외 대학 출신이 많고, 보수는 국내 대기업보다 많은 편이다.
김창규 기자
오퍼레이션 컨설팅의 조건
현장 소통 쉬운 이공계 출신 선호
일한 결과 눈으로 볼 수 있어 보람
홍유선(32·사진)씨는 2004년부터 네오플럭스에 근무했다. 1년여간 프리랜서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9월 재입사해 정식 컨설턴트로 일한다. 연세대(도시공학 학사)와 MIT(도시공학 석사)를 나왔다. 홍씨는 “다른 컨설팅 업무와 달리 이 일은 손에 잡히는 게 매력”이라고 말한다. 원가 절감이라는 이득을 고객사에 안겨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이 일을 선택했나.
“미국에서는 공대 출신이 컨설팅하는 경우가 많다. 전공을 활용해 자문할 수 있다는 데 마음이 끌렸다. 공대 출신이라 그런지 숫자가 나오고 딱 떨어지는 게 좋았다. 원가 절감과 같은 결과가 눈앞에 보이게 하는 데 보람을 느낀다.”
-어떤 전공자가 유리한가.
“현장에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이공계 전공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보통 이공계 졸업생은 컨설턴트가 되는 길을 잘 모른다. 경영학과 등 문과 출신에 맞는 직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오퍼레이션 컨설턴트는 이공계 전공자가 전공을 살리면서 활발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직종이다.
-공대 출신만 이 일을 할 수 있나.
“그런 건 아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컨설턴트 생활과 달리 오퍼레이션 컨설턴트는 현장 중심의 업무가 많다. 따라서 현장을 이해하려는 열정과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있으면 좋다.”
-입사 시험이 있나.
“보통 면접 때 질문을 통해 오퍼레이션 컨설턴트가 되기 위한 전략적 마인드나 논리력을 시험한다.”
-아쉬운 점은 없나.
“컨설턴트의 근로 시간은 주당 70시간 정도다. 오후 9~10시에 퇴근하는 경우도 많고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밤을 새워야 한다. 보통 고객사 직원 2~3명과 컨설턴트 1명이 팀이 돼 일을 한다. 지방 현장 근무가 잦은 편이다. 하지만 3~4개월 주기로 프로젝트가 바뀌기 때문에 늘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다는 매력도 있다.”
김창규 기자
[출처: 중앙일보 2월 24일]
◆컨설팅도 생산 현장 속으로=외환위기 후 컨설팅 부문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당시 경제위기로 어려워진 기업이 컨설팅을 통해 ‘리모델링’에 나섰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컨설팅이라고 하면 ‘전략 컨설팅’을 말했다. 전략 컨설팅은 말 그대로 인수합병(M&A) 등에 관여하는 등 기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조언하는 업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오퍼레이션 컨설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오퍼레이션 컨설팅의 주된 목적은 원가 절감이다. 이 업무는 기업의 현장 활동을 바탕으로 한다. 컨설턴트가 현장으로 찾아가 구매 등에 직접 관여하면서 실질적으로 기업의 이윤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조언한다.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짜내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실행해 원가절감을 달성하는 게 컨설턴트의 일이다. 따라서 단순한 자료 분석만으로는 하기 어렵다. 컨설턴트가 현장과 호흡하고 확실히 생산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주로 현장에서 업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은 지방이나 해외 출장이 잦다.
김씨는 “1년 동안 경기도·강원도·경상도 등 전국에 있는 공장을 찾아다녔다”며 “고객사 직원이 구매 협상을 할 때도 직접 참여해 조언해 준다”고 말했다. 국내에 오퍼레이션 컨설팅 업체는 네오플럭스를 비롯해 맥큐스(www.mcqsinc.com)·네모파트너스(www.nemoscg.com) 등 4~5개가 있다. 컨설턴트는 200~300명에 달한다.
네오플럭스 김용철 본부장은 “요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원가를 줄이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불황 속에서 가장 바쁘고 인력이 모자라는 직업 중의 하나가 바로 오퍼레이션 컨설팅”이라고 말했다.
◆일은 고되지만 보람도 커=김지성(27)씨는 지난해 8월 네오플럭스에 입사했다. 김씨는 입사 후 정시 퇴근한 때는 손에 꼽을 정도다. 김씨는 “야근을 자주 하지만 배우는 것도 많다”며 “일이 역동적이어서 재미있다”고 말했다.
오퍼레이션 컨설팅은 평균 4~5개월이라는 기간 동안의 컨설팅을 통해 고객사의 구매와 생산비용을 연간 5~15% 절감시켜 준다. 짧은 기간 내에 고객사에 컨설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기간에 일이 집중되기도 한다. 겨울이면 지방 공장 현장에서 작업 솜바지를 입고 24시간 공장 직원과 숙식하면서 컨설팅 업무를 하기도 한다.
현장에서 조언해야 하기 때문에 컨설턴트도 국내외 기업에서 구매·생산 등을 담당했던 경력직 직원이 상당수다. 제조 공정에 관한 업무가 많다 보니 공대 출신이 전체 컨설턴트의 80~90%를 차지한다. 현장의 특성과 문화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적합한 개선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공대 출신은 아니다. 네오플럭스의 정진하(28)씨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정씨는 대학에서 오퍼레이션 컨설팅을 공부했으며, 이곳이 첫 직장이다. 정씨는 “대학에서 공부한 것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어 좋다”며 “배운 것과 다른 것도 많지만 해법을 찾는 과정이 재미있다”고 말했다. 오퍼레이션 컨설턴트는 해외 대학 출신이 많고, 보수는 국내 대기업보다 많은 편이다.
김창규 기자
오퍼레이션 컨설팅의 조건
현장 소통 쉬운 이공계 출신 선호
일한 결과 눈으로 볼 수 있어 보람
-왜 이 일을 선택했나.
“미국에서는 공대 출신이 컨설팅하는 경우가 많다. 전공을 활용해 자문할 수 있다는 데 마음이 끌렸다. 공대 출신이라 그런지 숫자가 나오고 딱 떨어지는 게 좋았다. 원가 절감과 같은 결과가 눈앞에 보이게 하는 데 보람을 느낀다.”
-어떤 전공자가 유리한가.
“현장에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이공계 전공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보통 이공계 졸업생은 컨설턴트가 되는 길을 잘 모른다. 경영학과 등 문과 출신에 맞는 직업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오퍼레이션 컨설턴트는 이공계 전공자가 전공을 살리면서 활발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직종이다.
-공대 출신만 이 일을 할 수 있나.
“그런 건 아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컨설턴트 생활과 달리 오퍼레이션 컨설턴트는 현장 중심의 업무가 많다. 따라서 현장을 이해하려는 열정과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있으면 좋다.”
-입사 시험이 있나.
“보통 면접 때 질문을 통해 오퍼레이션 컨설턴트가 되기 위한 전략적 마인드나 논리력을 시험한다.”
-아쉬운 점은 없나.
“컨설턴트의 근로 시간은 주당 70시간 정도다. 오후 9~10시에 퇴근하는 경우도 많고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밤을 새워야 한다. 보통 고객사 직원 2~3명과 컨설턴트 1명이 팀이 돼 일을 한다. 지방 현장 근무가 잦은 편이다. 하지만 3~4개월 주기로 프로젝트가 바뀌기 때문에 늘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다는 매력도 있다.”
김창규 기자
[출처: 중앙일보 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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