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넓은 전략적 시각·깊이 있는 분석력 ‘T자형 인재’ 강조
KAIST MBA는 국내 MBA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6년 국내 최초로 MBA과정을 개설해 13년간 축적된 교육 노하우와 체계적인 운영 시스템으로 2006년 금융전문대학원(금융 MBA)과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정보미디어 MBA)을 개원했다. 통상적인 경영교육의 틀을 깨고 21세기 전략 분야에 도전한 KAIST MBA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상상을 뛰어넘는 성장과 발전을 했다. 특히 수리·통계적 기법을 바탕으로 계량적 분석 능력, 기술과 경영의 통합 능력, 전략적 의사결정 능력을 겸비한 인재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력 개발 및 경력 전환을 위한 필수코스
매년 KAIST MBA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의 50% 정도가 이공계 출신이며, 그 중 60~70% 정도가 경력 전환을 하고 있다. 취업률은 단연 100%다.
분야별로는 금융 분야로 경력 전환한 경우가 46%로 가장 많았고, 컨설팅과 제조업, 연구소 및 기관, IT·통신 분야가 그 뒤를 이었다. 제조업으로 경력 전환한 비율은 2006년 20%에서 2008년 2월 10% 미만으로 크게 떨어진 반면 금융 분야는 늘어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금융 산업이 우리 경제와 정책의 변화, 세계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해 선택이 아닌 필수의 생존 동력으로 자리 잡고, 정부가 신성장 동력의 하나로 동북아 금융허브를 추진하면서 금융 산업에 대한 관심과 금융 인력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연구소 및 기관 쪽으로 취업하는 등 진출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다.
안병훈 학장은 “올해 KAIST MBA 출신의 취업률은 물론 100%이고 경력 전환율도 71%나 된다”며 “특히 금융 분야로 경력을 전환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말했다.
금융 산업에 대한 관심과 금융 인력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성과는 매우 고무적이라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지금까지 배출된 1800여 명의 MBA 동문은 그간의 성과를 나타내기에 충분했다. 맥킨지, BP, IBM, HP,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세계적인 다국적기업들과 삼성그룹, LG그룹, SK텔레콤, 국민은행, 신한은행, 포스코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핵심 인재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성을 더해 가는 금융 산업 분야에서도 변화와 발전의 첨단에 서서 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다.
KAIST MBA의 학생들은 “수업 자체도 재미있지만 다양한 사회경험을 가진 동문들을 만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함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1800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한 테크노 MBA는 특유의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홍준기 웅진코웨이 대표도 이 학교 출신으로 활발한 기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 PB그룹에 근무하고 있는 김지수 대리. 김씨는 2007년 KAIST MBA의 첫 문을 두들겼다. “프로젝트다, 시험이다 몇 날 며칠 밤을 샜어도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간이 가장 소중했다”는 그는 패기 넘치던 그 시절을 떠올렸다.
“시간이 흐르면서 MBA가 단지 마케팅과 재무, 전략, 조직 등 개별 경영과목들에 대한 이론과 기술적 수단만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어떠한 문제에 접했을 때 그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정의하고, 해결하는 종합적인 메커니즘을 습득할 수 있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그는 “특히 6개월 동안 독일 교환학생의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10개가 넘는 다양한 국가에서 모인 학우들과 함께 토론하고 텀 프로젝트(Term Project)도 하면서 글로벌한 사고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는 MBA를 통해 메커니즘으로 생각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2년의 MBA과정은 그를 새로운 OS(Operating System: 컴퓨터의 운영체제)로 업그레이드 시켜준 것이다.
2006년 7월 KAIST MBA은 개원 10주년을 기념해 동문 476명을 대상으로 동문진출 현황조사를 펼쳤다. 그 결과 졸업생 절반 이상이 금융권과 국내 대기업에 속해 있고, 졸업생 48.3%는 마케팅, 전략, 경영기획, 자산운용 등 각 기업의 핵심 부서에 종사하고 있었다. 입학 전 기술 분야에 종사하던 사람 중 50%가 금융 및 회계 분야로 진출하는 등 경력 전환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커리어별로 특화된 과정 선택
KAIST MBA과정은 일반과정과 산업특화과정으로 나뉜다.
일반과정에는 테크노 MBA, IMBA, Executive MBA가 있다. 테크노 MBA는 2년 전일제과정으로 학생 개개인이 스스로의 경험과 능력에 맞춰 최적의 교과과정을 설계할 수 있도록 마케팅 벤처경영 회계 및 재무 등 9개의 집중 분야를 운영한다. IMBA는 산업체 파견자를 위한 1.5년 전일제과정으로 마지막 학기에는 학생이 회사에 복귀해 기업이 실제 당면한 구체적인 현업 문제해결을 위주로 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Executive MBA는 10년 이상 경력자를 대상으로 한 주말과정이다.
산업특화과정에는 금융 MBA, 정보미디어 MBA가 있다. 금융 MBA는 동북아 금융허브를 향한 금융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최신 금융기법 활용 능력을 배양하고 통합적이고 실질적인 금융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세분화된 전문가 트랙을 이수할 수 있어 현장에 적용하기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보미디어 MBA는 IT 및 미디어 분야의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한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컨버전스와 미디어 분야의 교육을 강화해 최고 수준의 IT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MIS-MBA 5기 이재구 동문은 2002년 졸업 후 세계 3위 다국적 정유기업인 영국 BP(British Petroleum) 본사에 취업했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영국 BP 본사에 취업한 이씨가 업무능력을 인정받으며 자연스레 KAIST MBA에 대한 인지도를 높였다. 그는 “KAIST MBA는 금융공학과 경영정보(MIS), e비즈니스 분야에서 세계 유수 학교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오히려 더 다양한 커리큘럼, 연구실적,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교수, 거기에 IT강국 한국에서 풍부한 실무경험을 쌓고 입학한 재학생 보유는 충분한 강점이 된다”고 했다. KAIST에 대한 그의 예찬론은 끝이 없다.
“KAIST 재학 당시 대부분의 전공강의들이 영어로 제공되며, 교환학생으로 온 해외 유수 MBA 학생들이 강의마다 있었습니다. 저 역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에서 수학하며 다양한 환경에서 토론과 문제해결 능력을 끊임없이 훈련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안병훈 KAIST 서울부총장 겸 경영대학장은 “지식을 창출하는 학술연구를 활성화시키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박사과정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학문적 수월성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되찾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덧붙여 “지금까지와 같이 균형감각과 넓은 시야를 갖추면서도 한두 분야에 깊이 파고들 수 있는 T자형 인재양성에 철저한 교육과 명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복수학위, 해외연수,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 국제화 특징
특히 KAIST MBA의 경우 세분화된 분야별 세계 톱(Top) 스쿨과의 복수학위 진행으로 주목받고 있다. KAIST MBA은 국내 MBA의 장점을 지니면서도 해외 학위까지 받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복수학위제도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 MBA의 경우 복수학위제에 선발된 학생은 미국 로체스터대학(University of Rochester) 혹은 영국 런던 시티대(City University of London)에서 각각 추가로 10과목을 이수하면 2년 후 학업을 마치면서 KAIST에서는 MBA학위를, 로체스터대학 혹은 런던대학에서 회계학 석사학위(MS in Finance)를 수여받게 된다. 정보미디어 MBA의 경우에도 미국 남가주대학(USC: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과 복수학위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KAIST MBA는 현재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50여 개의 대학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교환학생으로 파견·유치되는 학생 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리더십 개발을 위한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글로벌 스킬 워크숍 등 국제화 시대에 맞는 다양한 국제화 관련 교과목은 이문화를 체험하고 현지 MBA 학생등과 함께 케이스 스터디 및 프로젝트 경험을 쌓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KAIST MBA의 모든 과정은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특히 금융 MBA 학생은 의무적으로 한 학기를 미국 대학인 UL 어바나-샴페인(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UC 어바인(University of California at Irvine), 오하이오주립대학(Ohio State University), 메릴랜드대학(University of Maryland)에서 정규수업을 받도록 되어 있고, 정보미디어 MBA는 USC, 테크노 MBA는 USF(University of San Francisco) 혹은 중국에서 해외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KAIST MBA의 역량은 정부에서도 인정하는 가치를 지녔다. 기술과 경영의 접목은 물론 1997년 외환위기 발생 2년 전부터 위험관리 및 파생상품 등을 다루는 금융공학과정을 정착시켰다. 또한 통신·정보 특화 MBA로 출발해 콘텐츠·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까지 확장하는 정보미디어 MBA로 변신했다. 1990년대에 첫 선을 보인 Green MBA는 최근에 와서 다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KAIST MBA는 한국 최고의 MBA로서 대학의 사회적 책임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속가능 발전을 추구하는 시대정신에 발맞춰 UN Global Compact에 한국 대학 중 최초로 가입했다. 사회책임 경영교육의 원칙(Principles of Responsible Business Education)을 교육과 연구 활동에 반영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는 경영자 교육과정과 산학협동 연구 활동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안병훈 학장은 “현재 테크노 MBA에 ‘경영과 사회’ 집중과정을 개설하고 관련된 교과목을 운영하고 있다”며 “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 기업가들을 위한 교육과 자문 활동을 하는 학교라는 것도 카이스트 MBA의 강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Interview
안병훈 카이스트 서울부총장 겸 경영대학장
“글로벌 무대로 향한 저력과 발판 다지는 중”
안병훈 KAIST 서울부총장 겸 경영대학장의 작은 체구에서는 에너지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지난 8월19일 임명된 그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학교 발전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안 학장은 “적과의 동침”을 외친다. 홀로 독야청청하지 않고 한국의 경영교육, 특히 MBA교육 시장을 개척하고 타 대학들과 공생하고 협력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KAIST MBA는 선도역할을 하며 통상적인 경영교육의 틀을 깼다. “항상 21세기 전략 분야에 도전하고 변화하며 앞길을 개척해 왔다”며 카이스트 MBA가 걸어온 길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덧붙여 그는 “세계에서 인정받고 앞서가는 MBA가 되기 위한 ‘다지기 과정’이 필요하다”며 “선택과 집중을 동시에 하는 전략을 펼쳐야한다”고 말했다.
국내 경영학 시장에 처음 MBA과정을 도입해 오신 줄로 알고 있습니다. 선구자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제가 어디 제 입으로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허허. 처음 국내에 MBA를 도입하고자한 그 때에는 정말 모든 것이 미지수였습니다. 그런데도 기숙, 정보, 환경, 신금융과 같은 21세기 핵심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특화된 MBA를 설립하게 됐죠. 당시로서는 매우 독특한 시도였습니다. 이런 시도는 서구권에서도 막 시작하는 단계였으니까요.
주위 반응이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한국에서 무슨 MBA냐는 말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곧 KAIST의 선견지명에 입을 다물더라고요. KAIST가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니까 금융·정보미디어 분야를 좀 더 확대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까지 받게 됐습니다.
KAIST MBA만의 핵심 역량을 정부에서도 알아봤던 모양입니다.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노력 끝에 얻어낸 값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2006년 동북아 금융허브를 위한 금융 MBA와 정보미디어 MBA의 설립에 도움을 받아 총 3개 대학원으로 확대 발전하게 됐습니다.
지난 13년 간 달려온 KAIST MBA을 자평해 본다면 어떻습니까.
KAIST MBA는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또 운영하면서 항상 퀄리티를 강조해 오고 있습니다. 또 철저함과 열정으로 이끌어 왔다고 자부하며 이에 걸맞은 결실도 이뤘다고 믿고 있습니다.
KAIST는 지식을 전파하고 소비하는 일에는 열심이었으나,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데에는 소홀했다는 지적도 들리고 있습니다.
인정합니다. 하지만 지식을 창출하는 학술연구를 활성화시키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박사과정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학문적 수월성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찾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고요. 우리나라 산업계를 이끌어갈 선도 경영인들을 위한 교육에 더욱 매진할 것입니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사항입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동안의 모든 성과가 한 줌의 재가 돼버릴지도 모릅니다.
최근 국내 MBA들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짧은 역사를 지녔지만 큰 변화를 도모하는 타 대학들과 KAIST와의 경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몇 개 대학들은 무서울 만큼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규모 투자와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이 예전의 KAIST와는 많이 다른 모습입니다. 짧은 역사만 가지고 결과를 산출해 내기에는 이른 감이 있습니다만 2~3년 후에는 이 대학들이 KAIST와 쟁쟁한 경쟁을 할 것 같지 않습니까? 아무런 경쟁자가 없던 예전에 비하면 어려움이 뒤따르겠죠. 하지만 저는 경쟁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경쟁을 통해 국내 MBA 시장이 활성화되고, MBA에 대한 기업과 사회의 인식이 바뀔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따라서 여러 대학들이 국내에서만 아옹다옹 경쟁하기보다는 서로 협력해서 경영교육 시장을 키우고 해외로 진출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KAIST MBA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우리나라, 특히 민간 부문을 이끌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입니다. 경영, 기술, 정책에 능하고 사회적 책임감을 지닌 사람, 즉 균형감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회는 점점 T자형 인재를 더 많이 요구하고 있습니다. 넓게 볼 줄 알면서도 특정전문 분야에서는 깊은 지식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 내겠습니다.
KAIST MBA는 설립 이후 몇 년간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MBA가 됐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국제적 활동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MBA가 될 것입니다.